영화 레옹 리뷰: 줄거리, 재미 요소 그리고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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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옹 |
줄거리
아 진짜 이 영화 본 게 벌써 작년 겨울이었는데 아직도 생생하다. 시험기간에 공부하기 싫어서 룸메 추천으로 봤는데 이게 내 인생 영화가 될 줄이야... ㅋㅋ 당시에 원래 늦게 자는 습관이 있었는데, 새벽 두시쯤 침대에 누워서 노트북으로 봤던 기억이 나. 처음에는 '아 그냥 킬러 영화구나...' 했는데 보면 볼수록 완전히 다른 영화더라? 영화는 뉴욕의 허름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프로 킬러 레옹(장 르노)이랑 12살 마틸다(나탈리 포트만)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영화 시작할 때부터 레옹이 사람 죽이는 장면 나오는데, 살면서 이렇게 집중해서 영화 본 적 처음이었다. 심장이 너무 뛰어서 이불 속에 파묻혀서 봤어. 전공 수업 발표 준비하느라 잠도 못 잤던 터라 중간에 졸기도 했는데, 그래도 계속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레옹은 살인자인데도 화분을 아끼고 우유만 마시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어... 이런 반전 매력?ㅋㅋ 그러다 옆집에 사는 마틸다네 가족이 부패 경찰 스탠스필드(게리 올드만)한테 몰살당하는 사건이 벌어져. 마틸다는 운 좋게도 그때 편의점에 가 있어서 살았는데, 집에 와서 가족들이 다 죽은 걸 봤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레옹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 거지.
원래 혼자 조용히 살던 레옹이 갑자기 애 하나를 맡게 된 거잖아. 그래서 처음엔 당연히 거절했지. 근데 마틸다의 눈빛에 녹아버린 걸까? 차마 내치지 못하고 받아들이게 돼. 내가 제일 소름 돋았던 건 마틸다가 레옹한테 "나도 클리너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장면이었어. 열두 살짜리가 이렇게 복수심에 불타다니... 안경 낀 내 친구가 그 장면에서 "야, 무섭다..." 하면서 날 꽉 잡더라ㅋㅋ 만약 내가 그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 가족 다 잃고 복수심에 불타는 그 감정... 생각만 해도 아찔한데.
처음에는 인간관계 자체를 두려워하던 레옹이 점점 마틸다랑 가까워지는 과정이 진짜 묘하게 그려져. 그날 밤 영화 보다가 갑자기 코 훌쩍거리는 내 모습이 창피했어ㅋㅋ 내가 웬만해서는 안 우는데... 두 사람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레옹은 점점 자신의 감정을 되찾아가는데, 마틸다가 직접 복수를 시도하다가 스탠스필드에게 걸리면서 위기가 오지. 그리고 결국 레옹은 마틸다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걸 거는 선택을 하게 돼. 결말은... 아, 이건 직접 봐야 더 감동이야. 스포일러는 사양할게~
재미 요소
이 영화가 갖고 있는 매력이 뭔지... 진짜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처음에 생각했던 킬러 액션물이랑은 달라도 너무 다르더라구. 약간 액션보다는 드라마적인 요소가 훨씬 많았어. 그날 밤에 아무도 없을 줄 알고 혼자 보고 있는데 갑자기 울컥해서 코 훌쩍거리고 있었는데, 룸메가 갑자기 들어와서 엄청 민망했던 기억이ㅋㅋㅋ 장 르노는 무표정한 얼굴이 트레이드마크인데, 그 무표정 속에서도 미세한 감정 변화가 느껴지는 게 진짜 대단했어. 눈빛 하나로 연기하는 배우라고 해야 할까? 화분 물 주는 장면이나 우유 마시는 장면은 진짜... 아 설명하기 어려운데 너무 인상적이야. 심지어 영화 본 다음날 슈퍼 가서 우유 한 팩 사서 마셔봤는데, 레옹처럼 되는 건 아니더라구ㅋㅋㅋㅋ
그리고 나탈리 포트만... 와... 진짜 열두 살이었다는 게 믿어져? 영화 보면서 네이버에 '나탈리 포트만 레옹 나이' 검색했다니까. 열두 살짜리가 어떻게 저런 연기를... 솔직히 지금 나보다 연기 잘하는 것 같아서 좀 자존심 상했어ㅜㅜ 어린 나이에 그런 감정 표현을 어떻게 하는 건지... 물론 지금은 성인이 되어서 더 유명한 배우가 됐지만.이 영화의 아이러니 중 하나가 어른스러운 마틸다와 순수한 레옹의 대비인데, 이 설정 자체가 묘하게 잘 맞아떨어져. 솔직히 요즘 영화였으면 이런 설정 욕먹었을 텐데, 90년대라 그런지 그냥 넘어간 거 같기도 하고...
근데 게리 올드만 연기는 진짜 미쳤어...!! 약에 취해서 베토벤 들으면서 광기 부리는 장면? 그거 볼 때 진짜 소름 돋았음. 그 장면 때문에 얼마 전에 친구들이랑 할로윈 파티할 때 내가 스탠스필드 분장하겠다고 했는데, 다들 "뭐? 누구?"라고 하더라... 설명해도 모르더라ㅠㅠ 좀 속상했다 진짜ㅋㅋㅋ 액션 장면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데 나올 때마다 긴장감이 ㄷㄷㄷ했어. 요즘 마블처럼 화려한 CG 폭발 이런 거 없어도 순수 긴장감만으로 숨 막히게 하더라? 특히 첫 장면부터 레옹이 목표물 처리하는 과정... 진짜 숨 안 쉬고 봄. 대학때 영화 분석 수업에서 이 장면 분석했었는데, 교수님이 "이런 게 진짜 영화다!" 하셨던 게 아직도 기억나. 카메라 워크랑 편집이 긴장감을 어떻게 높이는지 직접 체험한 느낌이었달까? 근데 마지막에 레옹이 그렇게 되는 장면... 아 이건 스포인데, 진짜 그 장면 보고 멍했어. 한참을 그냥 엔딩크레딧 보면서 넋 놓고 있었던 기억이 나네.
총평
레옹 보고 나서 한동안 계속 생각이 났어. 근데 진짜 이 영화가 단순한 액션물이 아니라는 건 두 번째 볼 때 더 확실히 느꼈어. 처음에는 총격전이나 긴장감 넘치는 장면들이 주로 기억났다면, 두 번째 볼 때는 등장인물들의 감정이나 관계 변화에 더 집중하게 됐거든. 특히 레옹이 화분에 물 주는 장면이랑 마틸다랑 '좋아하는 사람' 게임하는 장면이 계속 머릿속에 남았어. 솔직히 이 영화 보고 몇몇 친구들이랑 토론했는데, 불편한 요소도 있다는 걸 알게 됐어. 마틸다가 가끔 너무 성적으로 표현된 부분? 그러니까 12살 소녀가 '난 이미 성인이에요'라는 식으로 나오는 장면들이 지금 시대에 봤을 때는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90년대 영화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요즘 기준으로는 좀 걸리는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야. 뤽 베송 감독의 다른 영화들도 비슷한 문제가 있다고 들었고.
근데 그런 요소들을 제외하면, 이 영화는 정말 명작이라고 생각해. 인간의 외로움과 구원에 관한 이야기를 이렇게 감동적으로 그려낸 영화가 또 있을까? 장 르노의 연기는 두말할 필요도 없고, 게리 올드만의 광기 어린 악역 연기도 정말 압권이었어. 그리고 어린 나탈리 포트만... 진짜 천재 아니었을까? 이 영화 보고 나서 '블랙 스완'이나 다른 영화에서 그녀 연기를 더 눈여겨보게 됐어. 가끔 시험 기간이나 우울할 때 다시 보게 되는데, 볼 때마다 새로운 감정을 느끼게 해. 특히 레옹이 "마틸다를 위해 산다"고 말하는 장면... 아 진짜 눈물 나. 그때 기숙사에서 혼자 보다가 울었는데, 룸메가 들어와서 날 봤어. 지금도 가끔 그 얘기 꺼내면서 놀리더라고ㅋㅋ 근데 나는 부끄럽지 않아! 레옹 같은 영화에 눈물 흘리는 건 당연한 거니까.
요즘 비슷한 설정의 영화들이 많이 나오는데, 원조인 '레옹'만큼 강렬한 인상을 주는 영화는 없는 것 같아. 액션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 여러모로 추천하고 싶은 영화야. 이번 주말에 혹시 뭐 볼지 고민 중이라면 레옹 한번 찾아봐. 벌써 거의 30년 된 영화인데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오히려 더 빛나는 명작이라는 걸 느낄 수 있을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