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프란시스 하 리뷰 - 줄거리, 재미 요소 그리고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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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시스 하 |
줄거리
프란시스 하는 뉴욕에 사는 27살 무용수 이야기인데, 사실 무용수라고 해봤자 그냥 무용단에서 보조로 일하는 정도? 꿈만 크고 현실은 시궁창인 그런 평범한 20대 후반 여자임. 얘는 소피라는 친구랑 룸메이트로 살고 있었는데, 진짜 엄청 친해서 마치 레즈비언 커플같이 지내는 모습이 웃겼음ㅋㅋ 근데 어느날 소피가 갑자기 "나 더 좋은 동네로 이사갈래~" 이러는 바람에 프란시스 인생이 꼬이기 시작함.
집도 없어지고 직장도 불안정해지니까 프란시스는 이 집 저 집 떠돌면서 살게 됨. 친구네 소파에서 자다가, 갑자기 "아 파리 가고 싶다" 이러고선 충동적으로 파리 여행 가서 돈 다 써버리고ㅋㅋㅋ 결국 돈도 없고 할 것도 없어서 부모님 집으로 도망감. 진짜 어른이 된 줄 알았는데 결국 부모님한테 돌아가는 그런 모습이 너무 현실적이었음. 그러다 대학교에서 임시로 알바같은 거 하면서 약간 생활이 안정되고, 마지막에는 자기만의 작은 무용 공연을 만들어서 친구들 앞에서 보여주게 됨. 뭐 대단한 성공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조금씩 자기 길을 찾아가는 모습? 화려한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그래도 '인생 뭐 이런 거지 뭐' 하는 느낌의 결말이었음.
재미 요소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진짜 친구들이랑 수다 떨 때 나오는 그런 대화들 있잖아. 막 "야 너 진짜 개웃겨" 이런 거 말고, 그냥 "오늘 뭐했어?" "아 그냥 있었어" 이런 일상 대화들... 근데 그게 왜 이렇게 재밌는지 모르겠음ㅋㅋ 프란시스랑 소피가 이불 속에서 뒹굴면서 하는 대화들 듣다 보면 진짜 내 대화 엿듣는 것 같은 느낌? 특히 기억나는 장면은 파티에서 프란시스가 잘 모르는 사람들이랑 대화하는 장면인데, 너무 어색해서 막 아무 말이나 하다가 결국 망하는 그런 상황... 아 진짜 나도 저랬는데ㅠㅠ 그리고 "나는 이런 사람이 되고 싶은데 그럴 만한 외모가 아니야"라는 대사 들었을 때 속으로 '응 맞아 나도그래' 이렇게 리액션했음ㅋㅋㅋ
그레타 거윅 연기는 진짜... 뭐지? 연기라는 생각이 안 들 정도? 걔가 프란시스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진짜 걔가 프란시스 같은 느낌이랄까. 가끔은 진짜 답답해서 '아 제발 그러지 마!!!' 이렇게 소리지르고 싶을 때도 있었는데, 그런 답답함마저도 너무 리얼해서 오히려 더 몰입됐음. 표정 연기는 진짜 레전드... 말 안 해도 얼굴만 봐도 지금 무슨 생각하는지 딱 알 수 있는 그런 느낌? 흑백 영화라서 처음엔 좀 지루할까봐 걱정했는데, 오히려 뉴욕이 더 멋져 보였음. 특히 데이비드 보위 'Modern Love' 노래 나오면서 프란시스가 거리를 뛰어다니는 장면은 진짜...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그냥 기분 좋아지는 장면이었음. 누구나 한 번쯤은 음악 들으면서 거리 뛰어다니고 싶잖아ㅋㅋ 그런 감정이 딱 담긴 장면.
이 영화는 솔직히 대단한 사건 같은 건 없음. 그냥 직업 불안정하고, 돈 없고, 친구 관계도 꼬이고... 이런 평범한 고민들인데, 이게 또 너무 리얼해서 계속 보게 됐음. "나는 아직 내 삶을 정리하지 못했어"라는 대사 들었을 때 진짜 화들짝 놀랐음. 내 마음 속에 있는 말을 어떻게 저렇게 그대로 꺼내지? 이런 느낌ㅜㅜ 마지막으로 감독 특유의 유머 센스가 진짜 좋았음. 그냥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도 웃음 나오는 포인트들이 많았는데, 그게 너무 작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워서 좋았다. 술 마시면서 인생 고민 털어놓는 그런 장면들이 진짜 현실감 있었음. '이거 우리 지난주에 술 마시면서 했던 얘기 아냐?' 이런 생각도 들었닼ㅋㅋ
총평
이 영화 처음 봤을 때는 솔직히 좀 지루했음. '아 뭐지? 이거 그냥 흑백으로 일상만 찍은 거야?' 이런 생각하면서 봤는데, 20분쯤 지나니까 어느새 빠져들고 있더라. 막 화려한 볼거리 같은 건 없는데 왜 계속 보게 되는지도 신기했음ㅋㅋ 영화 특이한 점은 진짜 '현실'을 보여준다는 거? 다른 영화 보면 주인공이 엄청난 고난 겪고 대단한 성공하고 막 그러잖아. 근데 이거는... 그냥 평범하게 실패하고 방황하고 또 조금씩 나아가고 이런 모습? 마치 내 옆집 언니 이야기 같달까. 대단한 해피엔딩은 아닌데, 그래서 더 위로가 됐음.
프란시스 보면서 내가 대학 졸업하고 방황했던 시절이 계속 생각났음ㅠㅠ 나도 뭐 하고 싶은 건 있는데 잘 안 되고, 친구들은 하나둘 자기 길 찾아가고... 그런데 막상 내가 보기에도 나는 왜 이렇게 답답하게 행동하는지 모르겠고! 그래서 더 공감 됐나봄. 특히 프란시스가 소피랑 멀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과정 보면서 내 친구 생각도 많이 했음. 인생은 계속 변하고 관계도 변하는데 그게 꼭 나쁜 건 아니라는 거? 이런 생각할 때쯤 영화에서도 그런 내용이 나와서 좀 신기했다. 친한 친구였다가 멀어졌다가 다시 만났을 때 그 사이에 서로 변해있는 모습, 그래도 여전히 통하는 부분들... 이런 거 보면서 내 친구들 생각 진짜 많이 났음ㅜㅜ
감독이랑 주연 배우가 같이 각본도 썼다던데 그래서 그런지 대사 하나하나가 너무 리얼했음. 억지로 지어낸 명대사 같은 거 없이 그냥 일상 대화인데도 계속 귀에 맴돌았다. 영화 끝나고 나서도 갑자기 프란시스 대사가 생각나서 웃음 나올 때도 있고ㅋㅋ 근데 이 영화 진짜 호불호 갈릴 듯. 내 친구는 20분 보다가 "야 이거 언제 뭐 시작돼?" 이러면서 포기했음ㅋㅋㅋ 그냥 화려한 볼거리나 자극적인 스토리 원하는 사람들한테는 완전 노잼일 수 있음. 근데 요즘같이 SNS에서 다들 완벽한 척하면서 사는 시대에, 그냥 솔직하게 "나 인생 잘 모르겠어" 이런 모습 보여주는 게 오히려 위로가 되는 것 같음.
영화 보고 나서 한참 멍때리면서 생각했던 게...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지? 언제쯤 내 삶이 정리될까? 근데 또 생각해보니까... 인생이 언제 완벽하게 정리되겠어? 그냥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조금씩 나아가는 게 다인가? 이런 생각. 암튼 혼자 조용한 밤에 맥주 한 캔 마시면서 보기 좋은 영화였음. 감정적으로 예민할 때 보면 울 수도 있을 듯ㅋㅋ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조금 늦어도 괜찮다고 누군가 위로해주는 것 같아서 좋았다. 아, 그리고 이거 흑백인데도 졸리지 않게 봤다는 게 신기했음. 요즘 컬러 영화도 중간에 조는데 이건 끝까지 다 봄. 이것도 신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