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배드 헤어 데이 리뷰 - 줄거리, 재미 요소,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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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드 헤어 데이 |
줄거리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배드 헤어 데이'를 드디어 봤어요. 이 영화는 80년대 LA 음악씬을 배경으로 한 블랙코미디 공포물인데요, 생각보다 재밌더라구요...^^ 주인공 애나는 음악 방송사에서 일하는 평범한 인턴이예요. 그러다 유명 뮤직비디오 감독인 하니를 만나게 되는데, 엘르 패닝이 연기한 애나는 처음엔 정말 초라해 보이고 자신감 없어 보였어요ㅠㅠ 제가 직장 다닐 때도 저런 적 있었는데 공감됐어요. 애나는 하니가 해주는 헤어스타일 변신을 받아들이고, 그때부터 좀 이상한 일들이 벌어져요. 새 머리카락이 뭔가... 의지가 있는 것 같달까? 처음엔 그냥 자신감이 생기고 직장에서도 인정받기 시작하는데, 갈수록 머리카락이 피를 갈구하는 듯한???
줄리어스(애나의 상사)는 그녀의 갑작스런 변화가 의심스러워하는데, 사실 저도 영화 볼 때 '이 남자 좀 귀찮게 구는데?' 싶었다가 나중엔 '아 이 사람 맞는 말 했구나' 싶었어요. 근데 이 사람도 결국... 머리카락의 희생양이 될 뻔해요. 애나 룸메 존도 뭔가 이상함을 눈치채고 돕고 싶어하지만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결국 애나는 하니가 과거에도 여러 희생자를 만들었다는 충격적인 진실을 발견하게 돼요. 엔딩은 좀 놀라웠는데 스포일러는 하지 않을게요...근데 꽤 충격적이었어요.
재미 요소
일단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80년대 LA의 분위기가 너무 잘 살아있다는 거예요. 전 80년대를 살아보진 않았지만 그 시절 뮤직비디오나 영화를 좋아해서 그런지 너무 반가웠어요. 네온 조명, 과장된 패션, 그리고 신스팝 음악까지... 보는 내내 타임머신 탄 느낌이었습니다. 특수효과도 의외로 맘에 들었어요. 요새 CGI 범벅인 영화들 많은데 이건 실제 특수분장이랑 인형 같은 걸로 만든 것 같았거든요. 특히 머리카락이 움직이는 장면들이 좀 낯설고 징그러웠는데, 이게 어쩐지 더 생생하게 느껴져서 소름 돋았어요;;; 사실 귀신이나 괴물보다 이렇게 일상적인 것(머리카락)이 공포의 대상이 되니까 더 무서웠어요. 매일 아침 머리 빗는데 영화 생각나서 ㅎㄷㄷ...
배우들 연기도 좋았는데, 특히 엘르 패닝이 캐릭터 변화를 자연스럽게 보여줬어요. 옷차림이나 걸음걸이, 말투까지... 처음엔 소심하고 자신감 없다가 나중엔 강렬한 느낌으로 변해가는게 살짝 무서웠습니다. 클로이 모레츠도 하니 역할 진짜 잘 소화했어요! 저 배우 원래 좋아했는데 여기서도 역시! 근데 이런 류의 영화치고는 음악이 진짜 좋더라구요. 사운드트랙이 귀에 꽂혀서 영화 보고 플레이리스트 찾아봤는데 없어서 아쉬웠음ㅠ 특히 클럽신에서 나오는 곡들이 귀에 감기는데, 그 음악이랑 네온 불빛이랑 어울려서 묘하게 중독성 있었어요. 뭐...머리카락이 춤추는 느낌도 들고ㅋㅋㅋ 아 좀 오글거리네ㅋㅋ 그리고 진짜 신기했던 건 머리카락이 사람 피 빨아먹는 장면인데요... 이게 생각보다 웃기면서도 징그럽더라구요?? 친구랑 봤는데 둘 다 '으악'하면서도 웃음 참느라 힘들었어요ㅋㅋ 사람들이 말하는 B급 감성이 이런건가...싶었음. 그런데 이게 또 단순히 웃고 넘길 장면은 아니었다는 게 이 영화의 매력 같아요. 웃기면서도 좀 뭔가 의미심장한...?
총평
첨에 친구가 이거 봤냐고 물어봐서 '그냥 B급 공포물 아냐?' 했는데, 막상 보니까 좀 다르더라구요. 단순히 무섭고 징그러운 것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뭔가 생각할 거리도 있고ㅇㅇ 머리 스타일 바꾸는 것처럼 겉모습 바꾸는 거랑 정체성이랑 연결시킨 게 신선했어요. 솔직히 저도 머리 바꿀 때마다 인생 바뀔 것 같은 착각하잖아요ㅋㅋㅋ 펌하러 갔다가 극악무도한 아줌마 미용사 만나서 머리 망친 적도 있었는데...그때는 진짜 세상 무너지는 줄... 근데 그 정도가 아니라 아예 사람이 변해버리는 설정이 좀 소름 돋긴 했음.
암튼 중간에 좀 늘어지는 부분도 있었는데, 애나가 점점 이상해지는 장면들이 비슷비슷해서 그런지 살짝 지루했어요. 근데 마지막 30분은 진짜 몰입해서 봤어요. 왜냐면 반전이 좀 있거든요! 스포일러는 안할게요ㅋㅋ 특수효과가 옛날 공포영화 스타일인데, 이게 의외로 분위기랑 찰떡이더라구요. 요샌 너무 깔끔하게 만든 CG 공포영화들 많잖아요? 근데 이 영화는 약간 어색하고 티나는 효과가 그 불편한 느낌을 더해줘서 전 더 좋았음! 특히 머리카락이 꿈틀거리는 장면 같은 거... 어색한데 그게 오히려 더 공포스러웠달까...
그래도 사실 가장 무서웠던 건... 저 샴푸 광고에서 찰랑거리는 머리 보여주는 거 있잖아요. 그거 생각난다는 점?ㅋㅋㅋㅋ 샴푸 광고 볼 때마다 이 영화 생각날 듯... 저 원래도 공포물 보고 일상생활 영향 받는 스타일인데, 이 영화는 더욱 그럴 것 같아요ㅜㅜ 친구들이랑 봤는데 끝나고 나서 진짜 얘기 많이 했어요. "넌 성공하기 위해 얼마나 바뀔 수 있어?" 이런 질문도 나오고... 영화가 말하려는 게 딱 그런 거잖아요. 성공하고 인정받고 싶어서 자기 정체성 포기하는 거? 저도 회사 처음 들어갔을 때 옷차림부터 말투까지 다 바꿨던 기억이 나서 좀 찔렸음ㅋㅋㅋ
그리고 하니라는 캐릭터가 진짜 소름 돋았는데, 주변에 가끔 저런 사람 있지 않아요? 겉으로는 다 너 위해서 그런다면서 사실은 자기 이득 챙기는... 그런 사람들이요. 클로이 모레츠가 연기를 너무 잘해서 진짜 현실에 있을 법한 사람처럼 느껴져서 소름 돋았어요. 암튼 결론은 그냥 심심할 때 킬링 타임용으로 보기 좋은 영화예요! 너무 깊게 생각 안 하고 봐도 재밌고, 좀 생각하면서 봐도 의미 있고... 친구들이랑 같이 보면 더 재밌을 것 같아요ㅋㅋ 나중에 미용실 갈 때는 이 영화 생각 안 나게 노력해야겠다... 헤어 디자이너 눈 마주치기 무서울듯;;; 오늘 넷플에서 우연히 발견해서 봤는데 생각보다 훨씬 재밌었어요~ 혹시 80년대 배경 좋아하시거나 신선한 공포영화 찾으시는 분들께 강추합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