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러브 앤 몬스터스 리뷰 - 줄거리, 재미 요소 그리고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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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브 앤 몬스터스 |
줄거리
세상이 망해버린지 7년이 지났다. 소행성을 날려버리겠다고 로켓을 발사했는데, 그 화학물질이 지구로 떨어지면서 곤충이나 개구리 같은 냉혈 동물들이 다 거대 괴물로 변해버렸다. 배고픈 괴물들은 사람들을 잡아먹기 시작했고, 살아남은 인간들은 대부분 지하 벙커에서 작은 커뮤니티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주인공 조엘(딜런 오브라이언)도 그런 벙커 중 하나에서 살고 있는데, 이 친구가 웃긴 게 괴물만 보면 겁에 질려서 그 자리에 얼어붙는 체질이다ㅋㅋ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다 사냥이나 방어 같은 일을 하는데, 얘만 밥 짓고 장비 고치는 일을 담당하고 있음. 벙커 사람들이랑도 별로 친하지도 않은데다 옛 여자친구 에이미(제시카 헨윅)도 다른 커뮤니티로 가버려서 혼자 외롭게 지내고 있었다.
근데 어느 날 라디오로 에이미한테 연락이 닿았는데, 알고 보니 걔가 있는 콜로니가 85마일(한 137km) 정도 떨어진 해안가에 있다는 거! 완전 충동적으로 조엘은 그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기로 결심하고 위험한 지상 세계로 무작정 나가버린다. 물론 다른 식구들은 미친놈 취급하면서 말렸지. 밖에 나가자마자 조엘은 괴물들한테 쫓기고, 당연히 얼어붙어서 죽을 뻔하다가 겨우 살아남은 다음에 보이랑 클랩(마이클 루커, 아리아나 그린블랫)이라는 베테랑 생존자들을 만나. 이 부녀는 북쪽으로 가는 중이었는데, 조엘에게 생존 방법을 좀 가르쳐주고 같이 여행하게 된다. 그리고 너무 귀여운 개 '보이'도 만나서 함께 모험을 떠나게 되는데...
재미 요소
이 영화 진짜 심심해서 봤는데... 의외로 꿀잼이었음ㅋㅋㅋ 처음에는 아 또 뻔한 종말영화겠거니 했는데, 주인공이 진짜 소심하게 나와서 신선했다. 보통 이런 영화 보면 주인공이 처음부터 개쩌는 생존자로 나오잖아. 근데 조엘은 진짜 벌레 한 마리만 봐도 벌벌 떠는 겁쟁이로 나와서 웃기면서도 현실적이었음. 괴물 나타났을 때 얼어붙는 거... 공포영화 볼 때 이불킥하는 내 모습이랑 똑같아서 웃음 나왔다ㅠㅠ 괴물들 디자인도 생각보다 신경 쓴 티가 났음. 거대 개구리부터 게, 지렁이 괴물까지... 각각 특징이 있어서 볼 맛이 났다. 특히 게 괴물은 진짜 소름 돋게 무서웠는데, 반대로 달팽이 괴물은 왠지 모르게 감동적인 느낌도 들고ㅋㅋ 감정이 좀 복잡했다. 솔까 CG가 완벽하진 않았는데, 그래도 충분히 볼만했음.
이 영화 은근 재밌었던 부분이... 조엘이 7년 만에 옛 여자친구 만나러 가는 과정인데, 그 준비하는 과정이 너무 공감됐달까? "아 씻고 면도하고... 머리도 정리하고..." 하는 장면이 뭔가 7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설레는 게 너무 귀여웠음ㅋㅋㅋ 근데 또 걱정도 하잖아 "걔가 변했으면 어떡하지? 다른 남자 생겼으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하는 거... 실제로도 헤어진 연인 오랜만에 만날 때 이런 고민 많이 하잖아. 중간에 만나는 캐릭터들도 매력적이었는데, 특히 마이클 루커가 연기한 클랩은 진짜 사람 냄새 나는 캐릭터였다. 처음엔 좀 무뚝뚝하고 살벌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면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재라서 점점 정이 갔음. 아리아나가 연기한 어린 딸 캐릭터도 완전 당찬데 귀여워서 좋았고. 근데 진짜로 영화 다 훔쳐간 건 '보이'라는 개ㅋㅋㅋㅋㅋ 개가 얼마나 귀엽던지! 근데 또 용감해서 위기 상황마다 조엘 구해주는... 와... 진짜 반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였음. 우리집 강아지는 그냥 잠만 자는데... 이런 영웅 같은 강아지 키우고 싶다ㅠㅠ
총평
이거 진짜 생각보다 훨씬 재밌었다. 집에서 핸드폰 하다가 심심해서 그냥 틀어본 건데, 중간에 집중해서 끝까지 다 봤음. 요즘 이런 종말 영화 보면 너무 어둡고 무거운 게 많은데, 이건 중간중간 웃음 포인트도 있고 로맨스도 있어서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다. 딜런 오브라이언이라는 배우... 메이즈 러너에서는 좀 진지하게 나왔던 것 같은데, 여기서는 소심하고 귀여운 면도 보여줘서 연기 스펙트럼이 넓다는 생각이 들었음. 제시카 헨윅은 사실 출연 분량이 적어서 좀 아쉬웠다. 데어데블에서 엄청 멋지게 나왔던 배우인데 좀 더 많이 나왔으면 했는데... 그래도 나온 장면에서는 존재감 있었다.
개인적으로 진짜 인상 깊었던 건 이 영화가 괴물들을 그냥 무조건 죽여야 하는 적으로만 그리지 않았다는 점? 어떤 괴물은 그냥 지나가기도 하고, 어떤 건 자기 영역을 지키려고 하는 거고... 그런 디테일이 신선했음. 특히 마지막에 나오는 장면(스포일러라 자세히 말 안 할래)은 괴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서 좋았다. 2020년에 이런 영화가 나왔다는 게 또 의미심장했던 게... 코로나로 다들 집에만 있다가 점점 밖으로 나오게 된 시기랑 비슷해서 묘하게 공감됐달까? 안전한 공간에만 있다가 용기 내서 위험을 무릅쓰고 밖으로 나가는 주인공 모습이... 뭔가 우리 모두의 이야기 같기도 했고.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조엘이랑 에이미가... 아 이건 스포가 될 것 같으니까 그만! 암튼 결말도 나름 만족스러웠다. 속편 나오면 또 볼 것 같은데, 아직 소식이 없는 건가...? 친구들이랑 같이 봤는데 반응이 갈렸음. 괴물 영화 좋아하는 애들은 디자인 예쁘다고 좋아했고, 로맨스물 좋아하는 친구는 좀 별로라고... 난 둘 다 적당히 섞여있어서 오히려 좋았는데. 딱 금요일 저녁에 배달음식 시켜놓고 맥주 한 캔 따서 보기 좋은 영화. 너무 머리 쓰면서 볼 필요 없고, 그렇다고 완전 뇌 비우고 볼 필요도 없는... 딱 그런 영화? 공포 영화 너무 무서워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볼 수 있을 정도로 적당히 스릴있고 유머도 있어서 데이트 영화로도 괜찮을 듯. 은근히 재밌었어서 나중에 또 보고 싶은 영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