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패터슨 리뷰 - 줄거리, 일상의 미학 그리고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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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터슨 |
줄거리
짐 자무시 감독 영화 패터슨 아직 봄? 나 얼마 전에 봤는데 좀 특이했음ㅋㅋ 뉴저지에 있는 패터슨이라는 동네 사는 버스기사 이야긴데 신기하게도 그 버스기사 이름도 패터슨임ㅋㅋㅋ 도시 이름이랑 똑같음 ㅋㅋ 영화는 걍 이 사람 일주일 생활 보여줌...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도시락 싸서 버스 운전하고 저녁엔 동네 맥주집 가고. 이 사람 취미가 시 쓰는 건데 버스 운전하다가 쉬는 시간이나 아니면 퇴근 후에 조금씩 끄적거림. 근데 와이프는 완전 반대 성격임. 로라라고 매일매일 새로운 거 하겠다고 난리남 ㅋㅋ 기타도 배우고 컵케이크도 구워서 팔고... 머리에 떠오르는 거 다 해봄. 어느날 패터슨이 그동안 쓴 시들 모아놓은 노트를 개가 다 찢어먹었는데 완전 충격받았을 듯... 근데 나중에 공원에서 일본인 여행자 만나서 빈 노트 받고 다시 시작하는 걸로 끝남.
패터슨이 매일 타는 버스 노선 같은 곳 계속 지나가는데도 매일 다른 느낌이라고 해야 되나? 그리고 이 사람 좋아하는 시인이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라고 패터슨 살았던 시인인데, 이 영화 전체가 그 시인한테 바치는 느낌도 있음. 패터슨은 아침에 일어나서 시리얼 먹고 버스 운전하고 점심 시간에 폭포 앞에서 도시락 먹으면서 시 쓰고 저녁에 집에서 밥 먹고 개 산책시키고 동네 바에서 맥주 한 잔 마시는 루틴 반복함. 그런데 이게 지루하지가 않음. 뭔가 잔잔한 파도처럼 계속 흐르는 느낌?
일상의 미학
아 맞다, 이거 CGV에서 봤는데 친구랑 같이 갔다가 쟤는 30분 만에 나가버림 ㅋㅋㅋ 너무 지루하다고... 솔직히 처음엔 나도 '이게 뭐야?' 싶었는데 계속 보다 보니까 묘하게 빠져들더라. 매일 똑같은 일상인데 사실 자세히 보면 매일 조금씩 다른게 있잖아. 그런 걸 되게 잘 포착한 영화 같음. 아담 드라이버라는 배우 연기 진짜 좋았음. 대사도 별로 없고 표정 변화도 크게 없는데 그냥 걔 눈빛만 봐도 뭔가 다 전해지는 느낌? 시 쓸 때 주변 사물 관찰하는 모습이 진짜 인상적이었음. 우리가 그냥 지나치는 성냥갑이나 빗방울 같은 것도 패터슨에게는 영감의 원천이 되는 거지. 가끔 나도 버스 타고 출근하면서 창밖 풍경 보면서 사진 찍을 때 있는데 그런 느낌이랑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일상에서 자꾸 반복되는 패턴들 찾는 것도 재밌었음. 패터슨이 쌍둥이를 자주 마주친다든가, 도시 이름이랑 자기 이름이 같다든가... 와이프 로라는 집 안 인테리어부터 옷까지 다 흑백 패턴으로 도배해놨는데 그게 또 매일 조금씩 달라지는 것도 재밌었음ㅋㅋ 영화 보면서 '아 저 패턴 또 나왔네'하면서 찾게 됨. 내 삶도 생각해보면 매일 반복되는 것 같아도 사실 매일 조금씩 다른데... 이 영화 보고 나니까 내 일상도 좀 다르게 보게 됐음. 출근길에 항상 그냥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이 갑자기 눈에 들어오기 시작함.
진짜 이 영화에서 제일 인상적이었던 건 패터슨이 평범한 일상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방식이었음. 버스 운전하면서 승객들 대화 듣고, 점심 시간에 폭포 구경하면서 시 구상하고, 술집에서 사람들 구경하고... 이런 평범한 순간들이 그에게는 다 시가 되는 것. 우리도 매일 비슷한 일상 살고 있는데 그 안에서 의미를 찾느냐 못 찾느냐가 중요한 것 같음. 패터슨이랑 로라 관계도 재밌었음. 성격은 완전 정반대인데 서로 존중해주고 응원해주는 모습이 좋았음. 로라는 계속 새로운 거 도전하고 패터슨은 묵묵히 일상 지키면서도 서로 이해해주는 모습... 요즘 내 남친이랑 자주 싸우는데 저런 관계 부러웠음 ㅠㅠ
총평
패터슨은... 음... 그냥 조용하게 마음 속에 오래 남는 영화? 처음엔 진짜 지루해서 집에 가고 싶었는데 (진짜로 내 친구는 중간에 나가버림 ㅋㅋ) 보다 보니까 이상하게 빠져들었음. 아담 드라이버 연기가 진짜 미쳤음. 말도 별로 안 하는데 눈빛이랑 소소한 몸짓으로 다 표현하는게 신기했음. 요즘 일 때문에 너무 정신없이 살다 보니까 이런 영화 보는게 나한테 위로가 됐음. 그냥 잠깐 숨 돌릴 수 있게 해주는 느낌? 영화 보고 나서 마음이 되게 차분해졌음. 요새 집에 갈 때 버스 창밖 풍경도 더 유심히 보게 되고, 가끔은 일부러 다른 길로 돌아가기도 하고. 예전엔 그냥 빨리 집에 가기 바빴는데...
근데 이 영화 모든 사람한테 추천하긴 좀 그럼 ㅋㅋ 빠른 전개나 화려한 액션 좋아하는 친구들은 절대 못 볼듯. 진짜 중간에 나가버릴거임 ㅋㅋㅋ 그래도 시 좋아하거나 좀 느린 영화 즐기는 사람이면 괜찮을듯. 영화 끝나고 "내 일상은 어떤가?"라는 생각 하게 될지도. 패터슨처럼 평범한 내 하루에서도 뭔가 의미 있는 걸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영화 마지막에 패터슨이 일본인 관광객 만나는 장면 진짜 인상적이었음. 개가 시집 다 찢어버려서 우울해하고 있는데 공원에서 일본인 만남. 걔도 시 좋아하는 사람이었는데 비어있는 노트북 주면서 새로 시작하라고... 왠지 눈물 날 것 같았음ㅠㅠ 사소한 만남이 누군가에겐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는 거.
짐 자무시 감독 영화 원래 좀 느리고 일상적인거 많은데 이 영화도 그런 스타일임. 근데 진짜 매력있음. 화려한 이벤트 없이도 그냥 소소한 일상을 아름답게 담아냄. 요즘 SNS 보면 다들 특별한 순간만 공유하잖아. 멋진 여행, 비싼 음식, 예쁜 옷... 근데 이 영화는 그런 거 하나도 없이 그냥 반복되는 일상 보여주는데도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더 와닿는게 신기했음. 가끔 이런 영화 보면서 내 삶도 돌아보게 됨. 너무 특별한 것만 찾느라 일상의 소중함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명작까진 아니어도 한번쯤 볼만한 영화인 것 같음. 다들 정신없이 바쁘게 살 때 이런 영화 한편이 오히려 힐링될 수도. 패터슨이 좋아하는 시인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도 이 영화 보고 찾아봤는데 괜찮더라고. 시집 하나 살까 생각중...ㅋㅋ 너도 시간 날 때 한번 봐봐. 근데 꼭 집중해서 봐야 함! 딴짓하면서 보면 진짜 지루해서 끝까지 못 볼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