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위트 걸 리뷰 - 청춘의 아픔, 음악을 통한 치유, 꿈을 향한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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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 걸 |
청춘의 아픔
아 진짜 이 영화 보고 나서 이틀 동안 눈이 퉁퉁 부었어요ㅠㅠ 같이 본 친구는 제가 영화에 너무 과몰입한다고 놀렸는데, 어쩌겠어요, 애비한테 너무 감정이입 돼서... 대학 갈 꿈 안고 있다가 갑자기 아빠 돌아가시고 가족의 생계까지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라니... 우리 옆집 언니도 비슷한 일 있었는데 생각나더라구요. 이 영화 볼까 말까 고민했었어요. 솔직히 '또 뻔한 성장영화 아냐?' 싶었거든요. 근데 애비가 아빠 장례식장에서 멍하니 서 있는 장면부터 가슴이 쿵 내려앉는 느낌이었어요. 그때 표정이 진짜... 말로 설명하기 힘든? 그냥 공허함이랑 혼란스러움이 뒤섞인 느낌... 저 표정 어디서 많이 봤다 했더니 제가 몇 년 전 이별하고 거울 봤을 때 그 표정이더라구요...ㅋㅋㅋ (웃픈 상황)
그리고 장례식 끝나고 애비가 방에 들어가서 아빠 옷 냄새 맡는 장면에선 그냥 펑펑 울었어요. 진짜 영화관에서 흐느껴서 옆자리 아저씨가 쳐다봤다니까욬ㅋㅋ 민망...😅 근데 그 장면이 너무 현실적이었어요. 상실의 순간에 우리가 그렇게 하잖아요. 남은 흔적들 붙잡고 냄새 맡고... 아 진짜 또 생각하니까 눈물 나려고 하네요. 가장 공감됐던 건 애비가 슬픔을 제대로 표현도 못하고 빨리 '어른'이 되어야 했던 부분이에요. 막 울고불고 할 시간도 없이 바로 일자리 알아보고... 현실이 그렇잖아요. 슬퍼도 밥은 먹어야 하고 집세는 내야 하고. 저도 몇 년 전에 갑작스러운 상황으로 휴학하고 알바 전전했던 시간이 있어서 그 발버둥치는 느낌이 너무 이해가 됐어요.
음악을 통한 치유
영화 중간에 애비가 우연히 들어간 카페에서 무대에 올라가는 장면 있잖아요!!!! 아 진짜 그때 심장 쿵쾅거리는거 느꼈다니까요. 저는 노래방도 혼자 가는 스타일인데 갑자기 무대에... ㄷㄷㄷ 상상만 해도 식은땀 나요. 그래서 애비가 떨리는 손으로 마이크 잡고 노래 시작할 때 저도 같이 긴장했었어요. 근데 노래 부르면서 점점 표정이 바뀌는 거 있죠? 그 순간 진짜... 음악의 힘이란... 사실 이런 류의 영화 보면 항상 '아 또 음악으로 치유된다~ 뻔하다~' 이런 생각했었는데요. 이 영화는 달랐어요. 그냥 애비가 갑자기 노래 한 곡 부르고 모든 게 해결되는 게 아니라, 조금씩 자기 감정과 마주하는 과정이 너무 사실적이었거든요. 특히 어느 날 아빠 기타 발견하고 펑펑 울면서 노래 작곡하는 장면... 아 진짜 또 울었어요ㅠㅠ 그런 경험 있잖아요, 누군가의 물건을 발견했을 때 갑자기 모든 감정이 밀려오는. 제 경우엔 할머니 돌아가시고 한참 뒤에 할머니 손때 묻은 요리책 보고 엉엉 운 적 있었거든요.
애비랑 엄마가 음악을 통해 서로 이해하게 되는 부분도 너무 좋았어요! 우리 엄마도 젊었을 때 꿈이 있었는데, 저는 최근에야 알게 됐거든요. 가족이라도 서로 모르는 게 많잖아요. 애비 엄마가 젊었을 때 기타 연주하는 비디오 테이프 발견하는 장면에서 애비가 놀라는 표정... 그 순간 엄마를 '그냥 엄마'가 아닌 '한 사람'으로 보게 되는 그 감정... 아 진짼ㅋㅋㅋ 저도 한창 반항기 때 엄마 일기장 몰래 봤다가 엄마의 젊은 시절 꿈이랑 좌절 알게 되서 충격받은 적 있어요...(이건 비밀로 해주세요😅) 그리고 아빠를 추모하며 부른 노래... 아니 이 장면 보고 안 울 사람 있나요?? 진짜 눈물샘이 터져버렸어요. 가사가 너무 마음에 콕콕 박히더라구요. "You'll always be with me, even when you're gone" 이 가사 들으면서 작년에 떠난 우리 강아지 생각나서 펑펑 울었어요. 아 근데 영화 보고 나와서 바로 OST 찾아들었는데, 요즘 출근길에 계속 듣고 있어요. 가끔 지하철에서 울컥해서 민망할 뻔했다니까요.ㅋㅋ
꿈을 향한 여정
나 영화 보기 전에 포스터만 보고 "또 뻔한 로코물이네~" 생각했다가 완전 충격먹었어요ㅋㅋㅋ 전혀 예상 못한 전개! 애비가 처음으로 자기 노래를 녹음해서 유튜브에 올리는 장면 있잖아요? 그때 컴퓨터 앞에서 업로드 버튼 누르기 전에 망설이는 모습... 아 진짜 너무 공감됐어요. 저도 블로그 첫 포스팅할 때 그랬거든요. 올릴까 말까 한 시간 고민하다가 눈 감고 올렸는데 진짜 심장이 터질 것 같았어요. 오디션 실패하고 차 안에서 울던 장면은... 아.... 말도 마세요ㅠㅠ 저도 몇 년 전에 정말 중요한 면접에서 떨어진 후에 화장실에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나서 너무 공감됐어요. "넌 안 될 거야"라는 말에 상처받지만 그래도 다시 일어나는 모습... 저도 그때 친구한테 전화해서 "나 이제 끝났어" 이러고 울다가 이틀 뒤에 또 다른 곳 지원하고 그랬거든요ㅋㅋㅋ 인생이 그렇죠 뭐. 넘어지고 일어나고.
영화 끝날 때쯤 애비가 작은 카페에서 공연하는 장면... 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동이었어요. 애비 표정이 너무 행복해 보여서 저까지 행복해졌어요. 진짜 성공은 매드슨 스퀘어 가든에서 공연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을 느끼는 그 순간이란 걸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요즘 제가 직장에서 좀 지쳐있었는데, 영화 보고 나서 예전에 좋아했던 피아노를 다시 시작했어요. 6년 만에 피아노 앞에 앉았는데 손가락은 기억하더라구요👐 솔직히 말해서 이 영화, 화려한 CG도 없고 엄청난 반전도 없고 그냥... 평범한 사람 이야기예요. 그런데 왜 이렇게 마음을 울리는지... 아마도 우리 모두가 애비같은 순간을 겪어봐서 그런 것 같아요. 꿈을 포기해야 할 것 같은 순간, 누군가를 잃은 아픔, 다시 일어서는 과정... 그 평범함이 오히려 더 특별하게 다가왔어요.
영화 OST도 진짜 미쳤어요!! 요즘 제 플레이리스트 상위권 싹 다 차지하고 있다니까요ㅋㅋㅋ 친구들한테도 추천했더니 다들 좋다고... 근데 한 친구는 영화 보러갔다가 울고 나와서 저한테 원망문자 보냈어요. "나 갑자기 눈 퉁퉁 부어서 약속 못 갔잖아!"라고ㅋㅋㅋㅋ 아무튼!! 요즘 현실에 치이고 꿈을 잃어가는 느낌이신 분들, 가족과의 관계가 어려우신 분들, 그냥 따뜻한 위로가 필요하신 분들... 꼭 보세요. 근데 저처럼 눈이 퉁퉁 붓는 사태를 막으려면 꼭!!! 휴지 챙겨가세요. 전 영화관 휴지 다 써서 옆자리 아저씨한테 더 달라고 할 뻔했다니까요...ㅋㅋㅋ 민망사... 그리고 영화 보고 나서 OST 들으면서 산책하면 뭔가 인생영화 여운에 잠길 수 있어요.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