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리뷰 - 독특한 세계관, 공감되는 교훈, 환상적인 그래픽
![]() |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
독특한 세계관
아 진짜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처음 봤을 때 기대 1도 안했어요ㅋㅋㅋ 뭐 어차피 코로나 때문에 집에만 있어서 그냥 새로 나온 디즈니 영화라길래 심심풀이로 봤는데 완전 빠져들어서 봤다는...!! 특히 쿠만드라라는 세계관이 너무 신선했어요. 일단 용 모양의 강을 중심으로 다섯 부족으로 나뉘어 있는데, 각 부족마다 특징이 완전 달라요. 하트는 중앙에 있고 뭔가 화합을 중시하는 애들, 팡은 물에서 사는 애들, 스파인은 산에 사는 전사들... 잘은 모르겠는데 동남아 베트남이나 태국같은 문화에서 영감 받았다던데, 그래서인지 평소 서양풍 판타지에 질렸던 저한텐 넘 신선했어요!
라야라는 주인공도 완전 매력덩어리!! 뭐 디즈니 공주라고는 하는데 기존 공주들이랑은 느낌이 많이 달라요. 노래도 안부르고 왕자님도 없고...ㅎㅎ 그냥 검 잘 쓰는 여전사? 어릴 때 아빠가 돌로 변해버리는 비극을 겪고 혼자 여행하면서 세상 구할 방법 찾는 모습이 찐 멋있었어요. 특히 어렸을 때 싱주한테 배신당한 후로 누구도 안 믿는 캐릭터가 된 건데, 이게 완전 제 스토리랑 똑같아서 더 공감했어요ㅠㅠ 아 그리고 이 영화 보다가 툭툭이란 동물 때문에 넘 귀여워서 조카한테 인형 사줄까 검색했는데, 이게 품절이래서 못구했다가 한달 뒤에 겨우 구했어요ㅋㅋㅋ 모양도 귀엽고 말은 못해도 감정표현 진심 잘해서 너무 좋았어요. 부운이란 거인도 겉은 무뚝뚝한데 속은 따뜻한 캐릭터라 좋았고... 시수 드래곤은 어우 처음 등장했을 때 진짜 예상 빗나갔어요! 용이면 무섭고 카리스마 있을 줄 알았는데 완전 허당캐였다는ㅋㅋㅋ 근데 마지막에 희생하는 장면에서는 울컥했어요...ㅠㅠ
공감되는 교훈
이 영화 진짜 좋았던 건 그냥 단순히 "어쩌구 마법의 돌 찾아서 세상 구하자~" 이런 뻔한 내용이 아니라 '신뢰'라는 주제를 진짜 현실적으로 다뤘다는 거예요. 쿠만드라가 분열된 이유도 서로 불신하는 거였고, 그 불신이 드룬이란 악의 존재를 만들었다는 설정이 진짜... 대박이었어요. 사실 저도 고등학교 때 제일 친했던 친구한테 완전 심하게 배신당한 적 있거든요. 그 뒤로 사람 믿는 거 진짜 어려워졌어요. 그래서 어린 라야가 싱주 만나서 순수하게 믿었다가 배신당하는 장면 너무 마음 아팠어요ㅠㅠ 거기서 아빠까지 잃고 라야가 불신주의자 된 거 완전 100% 이해됐어요.
시수가 라야한테 "세상은 망가졌지만 그렇다고 신뢰가 불가능한 건 아니야"라고 말하는 장면 있는데, 이거 듣고 진짜 찔렸어요. 나도 다른 사람 믿기 겁나서 항상 방어적으로 사는 편인데... 누군가는 먼저 손 내밀어야 한다는 말에 진짜 눈물 날 뻔했어요. 라야가 마지막에 싱주 믿고 보석 건네는 장면에서는 속으로 계속 '아 제발 배신하지 마라...' 하면서 봤어요. 실제로도 또 배신당할까봐 사람 못 믿는 제 모습이 떠올라서... 근데 결국 그 용기있는 행동이 세상 구하는 열쇠가 되는 과정이 너무 감동이었어요. 작년에 회사에서 신입이 들어왔는데 처음부터 뭔가 경계하고 그랬거든요. 근데 영화 보고 나서 생각 바꿔서 좀 더 믿고 일 맡겨봤더니 진짜 열심히 잘하더라고요. 영화가 제 삶에 영향 준 거죠, 어떻게 보면...ㅎㅎ 신뢰는 위험한 일이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먼저 손 내밀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마음에 와닿았어요.
환상적인 그래픽
이 영화 비주얼은 진짜 개미쳤어요!! 동남아시아 문화에서 영감 받은 배경들이 너무 예뻐서 친구랑 "코로나 끝나면 동남아 가자"고 약속했는데 아직도 못 갔네요ㅠㅠ 하트 지역의 화려한 건축물이랑 팡 지역의 수상 마을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베트남 호이안 여행 갔을 때 분위기랑 비슷해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물 표현은... 아 진심 말이 안 나와요. 비 내리는 장면부터 강물 흐르는 모습, 드룬에 감염된 석화된 물까지... 디즈니 애니메이션 기술 레벨 미쳤다고 생각했어요. 모아나 봤을 때도 물 표현 대박이라 생각했는데 여기는 레벨업됐더라고요.
액션 장면은 완전 무협영화st!! 라야의 검술 동작이나 싱주와의 대결 장면 볼 때마다 심장 쿵쾅거렸어요. 그냥 멋있기만 한 액션이 아니라 캐릭터의 성격이랑 감정이 묻어나는 액션이라 더 좋았어요. 라야가 툭툭 타고 달리는 장면은 진짜 속도감 장난 아니었고... 남친은 시수 드래곤 디자인이 제일 맘에 들었대요. 동양적인 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데, 비늘이랑 털 디테일이랑 물처럼 흐르는 움직임이 진짜 예술이었어요. 파스텔톤 색감도 일반적인 용 이미지랑 달라서 더 신선했고요. 드룬이 퍼지는 장면이랑 사람들 석화되는 장면도 무섭지만 진짜 아름다웠어요. 이런 묘한 감정이 동시에 드는 장면이 많았는데 이게 영화의 매력인 것 같아요. 저희 집 75인치 티비로 봤는데도 영화관에서 봤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서 아쉬워요ㅠㅠ 언젠가 재개봉하면 꼭 영화관 가서 다시 볼 거예요!!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절대 애들만 볼 영화 아니에요!! 저희 엄마아빠도 재밌게 보셨다구요. 화려한 비주얼에 매력적인 캐릭터들, 의미 있는 메시지까지... 디즈니 영화 중에서 거의 원탑인 듯해요. 특히 요즘 실사 리메이크는 좀 별로인데 이런 창작 애니메이션은 진짜 최고!! 우리 자매끼리 채팅방에서도 얘기했는데, 요즘 디즈니가 여성 캐릭터 정말 다양하게 표현하는 것 같아서 좋아요. 더 이상 왕자님 기다리는 공주님 말고, 스스로 문제 해결하고 세상 구하는 강인한 여성 캐릭터들 많아지는 거 보면 진짜 시대가 변했구나 싶어요. 아직 안 보신 분들 있으면 꼭 한번 보세요!! 특히 코로나 때문에 집에만 있어서 우울했던 분들이나 동남아 여행 가고 싶은데 못 가신 분들께 더더욱 추천!! 생각보다 100배는 더 재밌고 감동적인 영화였어요. 보고나서 다른 영화가 안 보일 정도...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