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이트하우스 리뷰 : 줄거리, 영상미 그리고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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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트하우스 |
줄거리
지난주에 넷플릭스에서 이 영화 봤는데 진짜 충격적이었음... 뭔가 두려우면서도 계속 보게 되는 그런 묘한 영화였어. 윌렘 데포랑 로버트 패틴슨 둘밖에 안 나오는데도 이렇게 몰입된 영화가 또 있을까 싶더라. 1890년대인가? 그 시절 등대 지키는 사람들 이야기를 다루는데, 윈슬로우(패틴슨)라는 신참이 토마스 윈즈(데포)라는 늙은 등대지기를 돕기 위해 외딴 섬으로 들어가. 4주간 일하고 교대할 예정이었는데, 둘의 관계가 묘하게 이상해. 윈즈는 맨날 술 처먹고 잔소리하면서 윈슬로우한테 허드렛일만 시키고, 자기만 등대 꼭대기 올라가. 뭔가 수상쩍지?
갈수록 섬에서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는데, 윈슬로우는 자꾸 인어 같은 걸 보고 망상에 시달려. 어느 날 폭풍이 불어닥쳐서 둘은 아예 고립되고, 양식도 부족해지면서 둘 다 미쳐가기 시작함ㅠㅠ 둘 사이에 묘한 관계가 형성되고 점점 폭력적으로 변하고... 후반부 가면 현실인지 망상인지 구분이 안 되게 몽환적으로 흘러감. 이 영화는 진짜 단순히 줄거리로 설명하기 어려운데, 그 독특한 분위기가 중요한 영화거든. 보면서 계속 '이게 뭐지?' 싶으면서도 눈을 뗄 수 없었음. 등장인물 둘 다 신뢰할 수 없는 화자라서 뭐가 진짜인지 헷갈리게 하는 연출도 미쳤고. 오랜만에 불편하고 답답하게 만드는 영화였어. 근데 그게 나쁜 의미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그런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영화라서! 보고나서 꿈에서도 나왔다니까...ㅋㅋ 옛날 선원들 말투라 자막 없었으면 못 알아들었을 듯. 미국인들도 자막 켜고 본다더라ㅎㅎ
영상미
이건 두말하면 잔소리임. 진짜 미친 영상미! 흑백에다가 정사각형에 가까운 화면비율(1.19:1)로 찍어서 어색할 줄 알았는데, 이게 오히려 폐쇄적인 느낌을 완벽하게 살려주더라. 요즘 다들 와이드스크린 좋아하는데, 이 영화는 그냥 기존 틀 깨버리는 선택을 한 거지. 흑백 필름으로 찍어서 그런지 화면 입자가 거칠고 질감이 살아있음. 디지털로 억지로 만든 필터 같은 느낌 전혀 없고, 진짜 100년 전에 찍은 필름을 보는 듯한 느낌? 빗방울이 튀는 장면이나 바다 거품이 흩어지는 장면 같은 거 보면 입이 떡 벌어져.
등대 내부 장면들도 미쳤음... 좁은 공간이 주는 압박감, 램프 불빛만으로 만들어내는 그림자와 명암. 어두운 장면이 많은데도 뭐가 뭔지 잘 보이게 촬영한 기술도 대단했고. 와... 윌렘 데포 얼굴 클로즈업에 빛이 비치는 장면은 아직도 기억나. 주름 하나하나가 다 보이고 광기어린 눈빛이 진짜... 소름돋았음. 아 그리고 소리! 영상만큼 소리도 중요한 역할 했는데, 계속 들리는 안개 경적 소리랑 파도 소리가 정신 못 차리게 했어. 나중엔 그 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느낌이었다니까... 음악도 불협화음 가득해서 불안감 조성하는데 한몫했고.
인어(?) 장면도 기억에 남는데, 요즘 공포영화들처럼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순간적으로 비추고 지나가는 연출이 더 무서웠어. 진짜 환각인지 실제인지 구분 못 하는 느낌 제대로 전달해줌. 참, 빅토리아시대 소품이나 의상도 완벽했음. 등대 유지보수하는 도구들이랑 등대지기 방 같은 거... 진짜 냄새 날 것 같은 촉촉하고 곰팡이 핀 느낌까지 화면에서 전해져서 놀랐다. 솔직히 넷플릭스로 봐서 좀 아쉬웠는데, 이거 IMAX로 봤으면 더 압도적이었을 듯ㅠㅠ
총평
솔직히 이 영화는 호불호가 엄청 갈릴 거 같음. 내 친구는 20분 보다가 나가버렸다고... 뭐 그럴 수 있어. 왜냐면 이건 일반적인 할리우드 영화랑은 완전 다른 결이니까. 스토리보다는 분위기와 심리 묘사에 집중한 영화랄까? 연기는 진짜 두말하면 잔소리임. 윌렘 데포는 원래 연기 잘하는 거 알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진짜 미쳤음. 그 옛날 선원 특유의 억양과 말투, 술 취한 모습, 광기 어린 눈빛까지... 전설적인 연기였다고 봐. 로버트 패틴슨도 정말 놀라웠음. 나도 트와일라잇 때문에 편견 있었는데, 이 영화 보고 완전히 바뀌었어. 점점 미쳐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표현하는 연기력이 대단했음.
해석의 여지가 많은 영화라서 보는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를 것 같아. 나는 개인적으로 고립과 외로움이 사람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보여주는 이야기로 읽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동성애적 서브텍스트를 강조하더라. 프로메테우스 신화적 해석도 있고... 뭐 여러 층위로 볼 수 있는 영화인 듯. 엔딩은... 뭐라 말하기 어렵네. 뭔가 충격적이면서도 예상했던 결말? 보고나서 한참을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어. 특히 '등대 불빛'이 상징하는 게 뭔지 계속 고민하게 됨. 금지된 지식? 광기? 아니면 진실?
이 영화 추천하냐고? 음... 틀에 박힌 영화 싫어하고, 생각할 거리 주는 영화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강추. 근데 그냥 재밌게 보고 끝내고 싶은 사람들한테는 비추. 이거 보고나면 며칠간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을걸? 패턴슨이랑 데포 연기 보는 것만으로도 가치 있다고 생각함. 요즘 이런 과감한 시도하는 영화 별로 없잖아. 그리고 등대... 등대에 대한 묘한 공포와 매력을 동시에 느끼게 된 영화였어. 혼자 불 밝히는 등대지기의 삶이 어떨지 상상해보게 되더라고. 아 참, 주의사항! 술 마시면서 보면 진짜 미치는 줄 알고 무서움ㅋㅋㅋ 맨정신으로 봐야 끝까지 볼 수 있을듯... 다음에 기회 되면 감독 전작인 '위치' 보려고. 비슷한 분위기라던데, 이 사람 영화는 왠지 계속 보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