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메멘토 리뷰 줄거리, 재미 요소, 총평

메멘토


줄거리

와... 메멘토는 진짜 한번 보고 끝내기엔 너무 아까운 영화였다. 내가 대학교 2학년 때 처음 봤는데,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못 알아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ㅋㅋㅋ 근데 그게 매력이었던 것 같다. 이 영화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만든 초기작으로, 단기 기억상실증을 가진 레너드가 아내를 죽인 범인을 찾아 복수하는 이야기야. 레너드는 10분 이상 기억을 유지할 수 없어서 자기 몸에 문신도 하고 폴라로이드 사진 찍고 메모 남기며 범인을 쫓아. 솔직히 이런 상태면 나는 일상생활도 못할듯... 이 영화의 특이한 점은 시간 순서가 뒤죽박죽이라는 건데, 뒤에서부터 앞으로 거꾸로 진행됨. 영화 시작이 사실은 결말이고, 영화 끝이 사실은 시작인 셈이지. 처음에는 '뭐야 이게?' 싶었는데 영화 볼수록 진짜 천재적인 구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레너드 주변엔 테디랑 나탈리라는 인물이 있는데, 둘 다 레너드를 돕는 척하면서 각자 다른 목적이 있어. 레너드가 애초에 기억을 못 하니까 이용하기 딱 좋은 상태잖아. 영화 보면서 '아 제발 저 사람 말 믿지 마...'라고 속으로 계속 외쳤던 기억이 나네. 근데 진짜 답답한 건 레너드가 누구를 믿어야 할지 알 수 없다는 거야. 나도 모르겠더라고. 누가 진짜 적이고 누가 진짜 친구인지. 영화 다 보고 친구들이랑 치맥하면서 밤새 토론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해. 한 친구는 "테디가 진실을 말한 거다"라고 주장하고, 다른 친구는 "아냐, 나탈리 말이 맞아"라고 하고... 결국 우리도 레너드처럼 뭐가 진실인지 확신할 수 없었어. 비 오는 날 DVD 갖고 모여서 세 번째 볼 때도 새로운 걸 발견했다니까? 이런 영화 진짜 별로 없다.

재미 요소

이 영화의 제일 큰 재미는 역시 구성이지. 시간을 거꾸로 보여주는 방식이 너무 신선했어. 처음에는 적응 안 되고 헷갈렸는데, 보다 보니까 왜 이런 구성을 선택했는지 깨달았음. 관객들이 레너드의 혼란스러운 상태를 직접 체험하게 하려고... 진짜 천재적이다. 영화 중간중간 흑백 장면과 컬러 장면이 번갈아 나오는데, 이것도 진짜 복잡함ㅋㅋㅋ 나중에 알고 보니 흑백은 시간 순서대로 가고, 컬러는 역순으로 가는 거더라고! 내 친구는 이거 이해하려고 노트에 타임라인 그려가면서 봤다는데, 나는 그냥 '뭐지?' 하면서 봤던 것 같아.

연기력도 진짜 미쳤다. 가이 피어스라는 배우가 레너드 역할을 맡았는데, 혼란스럽고 필사적인 표정과 행동이 진짜 리얼했음. 이 사람 L.A. 컨피덴셜에서 봤을 때랑 완전 다른 사람 같아서 깜짝 놀랐어. 테디 역할의 조 판톨리아노랑 나탈리 역할의 캐리앤 모스도 정말 연기 잘했음. 특히 나탈리가 레너드를 이용하는 장면에서는 진짜 화가 났다니까? '야, 그런 식으로 이용하지 마!' 하면서 소리 지를 뻔했다고. 근데 또 나탈리도 자기 나름의 이유가 있긴 했잖아... 그래서 더 복잡한 감정이 들었던 것 같아.

이 영화는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서 철학적인 질문도 던져. "우리는 기억하는 것만큼만 존재하는가?" 이런 생각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어. 내가 그때 철학 수업 듣고 있었는데, 수업 내용이랑 묘하게 겹치더라고. 가끔 내 어릴 때 기억도 얼마나 정확한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잖아. 진짜 그랬던 건지, 아니면 내가 후에 각색해서 기억하는 건지... 메멘토는 이런 고민을 하게 만들었어. 요새 들어서 특히 내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아서 더 와닿는 영화였는지도 모르겠다. 친구들 보면 카톡한 거 하루만 지나도 기억 못 하는 애들 있잖아ㅋㅋㅋ 그럴 때마다 '쟤는 레너드 되는 중인가?' 이런 생각도 들고ㅋㅋ

이 영화의 또 다른 재미 요소는 복선 회수다. 처음에는 그냥 지나쳤던 장면들이 나중에 큰 의미를 가지게 되는 순간들이 정말 많았어. 특히 레너드가 호텔에서 나와 "이 차는 내 차인가?" 하고 의심하는 장면이 나중에 아주 중요한 의미로 다가오더라고. 그래서 두 번째 볼 때는 '아 이런 뜻이었구나!' 하는 순간이 많았음. 지금도 가끔 친구들이랑 모이면 메멘토 얘기 나올 때가 있는데, 누구는 이렇게 해석하고 누구는 저렇게 해석하고... 아직도 토론거리가 되는 영화라니까? 놀란 감독 진짜 대단한 것 같아.


총평

메멘토는 그냥 심심해서 팝콘 먹으면서 보는 영화가 아니야. 제대로 집중해서 봐야 하는, 그리고 보고 나서도 계속 생각나게 하는 영화임. 놀란 감독의 천재성이 돋보이는 작품인데, 감독 초기작이라는 게 더 놀라움. 인셉션이나 다크나이트 이런 거 나오기 전에 이미 이런 영화를 만들어냈다는 게 진짜 대단하다고 생각해. 난 영화 보고 나서 진짜 며칠 동안 멍했어. 뇌가 영화를 계속 재생하는 느낌? 그래서 지하철에서도 '아, 그 장면은 이런 의미였구나' 이런 생각 하면서 혼자 고개 끄덕이고 그랬다니까ㅋㅋㅋ 옆사람이 이상하게 쳐다봤던 기억이...

영화 결말이 진짜 충격적이었어. 레너드가 어쩌면 자기가 믿고 싶은 거만 믿고, 나머지는 다 잊어버리는 선택을 한 거잖아. 편한 거짓말이 불편한 진실보다 나을 수도 있다는... 나도 살면서 가끔 그런 선택 하는 것 같아. 너무 괴로운 진실은 그냥 모른 척하고 싶을 때? 테디가 말한 "우리는 모두 괴물이 될 수 있다"는 대사가 진짜 오래 남더라... 사람이 어떤 환경에 처하면 어떤 선택을 할지 아무도 모르는 것 같아.

근데 진짜 이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은 진짜 아니고 적어도 두세 번은 봐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듯. 나는 세 번 봤는데도 아직 확실하게 이해한 건지 모르겠어ㅋㅋㅋ 근데 그게 또 이 영화의 매력인 것 같음. 영화 보면서 계속 생각하게 만드니까. 나는 마지막에 레너드가 테디를 배신하는 장면에서 진짜 소름 돋았어. 테디가 정말 진실을 말했는데, 레너드는 그걸 받아들이기 싫어서 오히려 테디를 다음 타겟으로 만들어버리잖아. 인간의 자기기만이 이렇게까지 무서울 수 있구나... 싶었다.

요즘엔 이런 복잡한 구성의 영화가 많이 없는 것 같아서 아쉬워. 관객을 바보 취급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 메멘토는 거의 20년 전 영화인데도 아직까지 꾸준히 회자되는 이유가 있는 것 같아. 요새 친구들이랑 옛날 영화 마라톤 할 때 항상 목록에 넣는 영화고. 이상하게 계절 바뀔 때나 비 오는 날이면 더 보고 싶어지는... 그런 영화. 안 본 사람 있으면 꼭 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두 번 보라고 할 거지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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