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작은 아씨들 리뷰 - 줄거리, 시대적 의미,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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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아씨들 |
줄거리
그레타 거윅의 '작은 아씨들'... 솔직히 처음엔 기대 안했어요. 사실 예전에 원작 소설 읽은 적 있는데 약간 지루했거든요ㅠ 근데 이번에 영화관 가는데 친구가 꼭 보자고 해서 억지로 끌려갔다가 완전 뒤통수 맞음! 19세기 남북전쟁 시대 배경으로 마치가의 네 자매 이야기인데요, 조(시얼샤 로넌), 메그(엠마 왓슨), 베스(엘리자 스캔런), 에이미(플로렌스 퓨) 네 자매가 각자 다른 성격과 꿈을 가지고 자라나는 모습이 너무 현실적이면서도 아름답게 그려져 있어요. 특히 영화가 현재와 과거를 왔다갔다 하는 구성인데, 처음엔 좀 헷갈렸는데 나중엔 오히려 그게 재밌더라구요. 근데 우리 자매들도 어렸을 때 싸우고 그랬던 생각나서 웃음 나오더라구요ㅋㅋㅋ 제 여동생이 어렸을 때 제 일기장 찢어서 한참 안 봤었는데, 영화에서 에이미가 조의 원고 태우는 장면 보고 완전 공감했어요. 영화 중간에 팝콘 먹다가 뿜을 뻔... 그리고 로리(티모시 샬라메) 진짜 잘생겼더라구요! 그 당시 의상 입고도 저렇게 멋있을 수 있다니... 조와 로리의 케미가 진짜 좋았는데, 결말은 좀 의외였어요. 영화 중간중간 눈물 날 뻔한 장면도 많았어요. 특히 베스가 아픈 장면들... 제가 얼마 전에 할머니 병간호 했던 기억이 나서 더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시대적 의미
와... 진짜 19세기 여자로 태어나지 않은 게 다행이란 생각이 절로 드는 영화였어요. 대학 때 페미니즘 수업 들었는데 그때 배운 내용 생각나더라구요. 당시 여성들은 재산권도 없고 직업 선택도 제한적이고... 결혼이 거의 유일한 '커리어 옵션'이었다니 상상이 안 가요. 근데 영화에서 에이미가 "결혼은 경제적 제안이에요"라고 말하는 장면 있잖아요? 그때 옆에 앉아있던 남자친구가 저한테 "진짜 그랬어?"라고 물어보길래 "웅 그랬어, 지금이랑 많이 다르지?"라고 했네요ㅋㅋ 근데 그런 시대적 한계 속에서도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네 자매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마르미(로라 던) 캐릭터도 진짜 멋있었음! "가난해도 너희 방식대로 살아라" 이런 말 19세기에 딸들한테 할 수 있는 엄마가 있었을까 싶어요. 제 엄마는 지금도 "안정적인 직장 구해"만 외치는데 말이죠;;; 조가 작가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나, 에이미가 화가로서의 야망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이 현대 여성들에게도 공감이 되는 게 신기했어요. 특히 조가 출판사 사장이랑 책 내용 가지고 실랑이하는 장면... 제가 얼마 전에 회사에서 상사랑 프로젝트 방향성 가지고 실랑이한 일 있었는데 완전 데자뷰였어요ㅜㅜ 시대는 바뀌어도 우리가 겪는 고민은 비슷한가 봐요.
총평
진짜 솔직히 말할게요!! 처음엔 '또 고전 소설 리메이크?? 지겹다' 싶었는데, 이건 완전 달랐어요. 가뜩이나 요즘 예전 소설 또 영화로 만들고 이러는 거 진짜 지겹잖아요? 근데 그레타 거윅이 너무 신선하게 재해석했더라구요... 시간순서 뒤섞어서 보여주는 것도 처음엔 좀 당황스러웠는데(앞자리 할머니가 "뭔 소린지 모르겠다" 계속 중얼거리셨음ㅋㅋ) 영화 끝나고 생각해보니 그게 이야기의 감정선을 더 강렬하게 만들어줬어요. 시얼샤 로넌 연기는 진짜... 말이 필요 없죠. 조가 화났을 때, 슬퍼할 때, 기뻐할 때... 매 순간 눈빛이 다르더라구요. 저도 배우 지망생인데 정말 본받고 싶은 배우예요!! 사실 지난 겨울에 오디션 떨어지고 나서 진로 고민 많이 했었는데, 조가 계속 거절당하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 보면서 용기를 얻었어요.
여담이지만 저희 할머니랑 같이 봤는데, 영화 중간에 잠드실 줄 알았거든요? 근데 엄청 집중해서 보시더니 나중에 "옛날에 자매들이랑 지냈던 생각나네"라고 하시면서 눈물 글썽이셨어요ㅠㅠ 세대를 뛰어넘는 감동이랄까요?영화 의상이랑 미술은 진짜 예술... 마치 가족 집 따뜻한 느낌, 크리스마스 장면의 아늑함 뭐 이런 것들 완전 사진 찍어서 인테리어 참고하고 싶었다니까요!! 근데 간혹 너무 빨리 시간이 바뀌어서 헷갈릴 때도 있었어요(특히 시작할 때 30분 정도?). 음악도 좋았는데 중간에 메그 결혼식 장면에서 나오는 피아노 곡 듣고 바로 음원 찾아봄... 영화 보고 나와서 언니한테 전화해서 "우리도 어릴 때 그랬잖아"하면서 한참 얘기했네요. 제 인생 영화 TOP5 안에 들어갈 것 같아요. 다음 주에 또 볼 예정! 이번엔 대학 동기들이랑 같이 가기로 했어요. 아마 영화 끝나고 카페에서 각자 꿈 얘기하다가 밤샐 듯ㅋㅋㅋ 간만에 마음에 와닿는 영화를 봐서 너무 좋았어요. 어제 자기 전에 일기장에 "나도 내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적었다는... 부끄럽지만 솔직한 후기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