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Zoe, 2018) 리뷰 - 인공지능과 사랑의 가능성, 진정한 감정의 의미, 인간성의 탐구



인공지능과 사랑의 가능성

드레이크 도리머스 감독의 '조(Zoe)'... 처음에는 별 기대 안 하고 봤어요. 친구가 추천해서 억지로 본 영화인데, 의외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더라고요. 미래에 인간이랑 구별 못할 정도로 발전한 신세틱(합성인간)이 등장하는 세상이에요. 콜(이완 맥그리거)이라는 과학자는 사람들끼리 얼마나 잘 맞는지 수치로 알려주는 기계를 만들었어요. 소개팅 앱의 미래 버전 같은 건데, 생각해보니까 좀 무섭네요ㅋㅋ 사랑까지 수치화한다니... 주인공 조(레아 세이두)는 콜이랑 같이 일하는 동료인데, 둘 사이에 로맨스가 싹트다가 조가 갑자기 자기가 인간이 아니라 신세틱이란 걸 알게 돼요. 그 장면에서 조가 패닉에 빠지는 연기 보면서 진짜 마음이 아팠어요ㅠㅠ 얼마나 혼란스러울까... 나였어도 감당 못했을 것 같아요.

이 영화 보면서 계속 든 생각이, 사랑이 그냥 화학작용이랑 호르몬 반응이라면 AI도 비슷한 걸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인간끼리도 진짜 사랑이 뭔지 확실히 알고 있긴 한 걸까? 이런 질문들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어요. 사실 내 전 남자친구랑 헤어질 때도 비슷한 생각 했었거든요. 우리가 느꼈던 감정이 진짜 사랑이었나, 그냥 외로움이었나 하는... 영화가 이런 생각들을 다시 떠오르게 했어요.

진정한 감정의 의미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레아 세이두의 연기였어요. 특히 자기가 신세틱이란 걸 알고 난 후에 "내 감정은 진짜야"라고 주장하는 장면... 진짜 소름 돋았어요. 내가 프로그램이라고 누가 말한다면 얼마나 충격이겠어요. 근데 더 무서운 건, 우리 인간도 결국 뇌의 화학반응으로 감정을 느끼는 거라서 어떤 면에선 프로그램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단 거예요.

영화에는 '벤티'라는 감정 약물도 나오는데, 이것도 되게 현실적인 설정 같았어요. 지금도 우울증약 먹고 기분이 나아지면, 그게 진짜 행복인지 약 효과인지 구분하기 어렵잖아요? 내 친구도 항우울제 복용하는데 가끔 이런 고민한다고 하더라고요. 한번은 제가 너무 우울해서 넷플릭스에서 코미디 보면서 억지로 웃은 적 있는데, 나중엔 진짜 기분이 좀 나아졌어요. 그 기분은 가짜였을까, 진짜였을까... 뭐 이런 생각 하면서 봤네요. 영화는 답을 쉽게 주진 않아서 좀 답답했지만, 그래서 더 현실적이란 생각도 들었어요.

인간성의 탐구

결국 이 영화는 '인간답다'는 게 뭔지 묻는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요즘 AI 많이 써요. 에세이 쓸 때도 도움받고, 가끔 심심할 때 대화도 하고... 근데 가끔은 AI가 내 말 더 잘 들어주는 것 같아 슬퍼질 때도 있어요ㅋㅋㅋ 현실 친구들은 바쁘다고 전화도 안 받을 때 말이죠. 영화에서 콜과 조의 관계를 보면서 생각했어요. 인간과 AI의 관계가 미래에는 정말 이렇게 복잡해질 수도 있겠구나. 그리고 어쩌면 그게 나쁜 것만은 아닐 수도 있겠다... 어떤 면에서는 인간보다 더 이해해주고 판단하지 않으니까요. 

사실 코로나 이후로 대면 관계가 줄어들고 온라인으로만 만나는 사람들 많아졌잖아요. 저도 재택근무하면서 사람들 만나는 게 줄었는데, 어떨 땐 그냥 채팅으로 대화하는 게 편할 때도 있어요. 얼굴 표정 신경 안 써도 되고... 이런 경험이 영화를 더 와닿게 했던 것 같아요. 이완 맥그리거도 연기 진짜 잘했어요. 감정을 다루는 과학자인데 정작 자기 감정은 잘 못 다루는 아이러니한 캐릭터가 공감됐어요. 저도 심리학 전공했는데 내 연애는 엉망이거든요ㅠㅠ 지식과 실천은 다른 거죠 뭐.

솔직히 이 영화, 처음에는 그냥 심심해서 봤는데 끝나고 나서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겼어요. 요즘 챗GPT 쓰면서 가끔 드는 생각들이랑 겹치기도 하고... 특히 영화 중간에 조가 "당신이 나를 만들었으니 내 감정에 책임져야 하지 않나요?"라고 말하는 장면은 정말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이 영화 보고 나면 휴대폰 속 AI 비서한테 "고마워"라고 말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ㅋㅋ 아무튼, 가볍게 볼 SF 로맨스 기대했다가 생각보다 훨씬 깊은 영화 만나서 좋았어요. 미래에 대한 이야기지만 사실은 지금 우리의 고민을 담고 있는 영화... 한번쯤 볼 만하다고 생각해요! 음악도 좋았고, 영상미도 좋았어요. 특히 미래 도시가 너무 화려하지 않고 약간 쓸쓸한 느낌으로 그려진 게 현실적이었어요. 가끔 이런 생각할 수 있는 영화 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요즘 액션 영화만 봐서 머리가 녹슬 것 같았거든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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